찌는 듯한 더위, 대프리카로 불리는 대구에서 자비란 찾아볼 수 없다.

나그네의 외투를 벗게 하는건 세찬 바람이 아닌 지속 적인 해의 열기라 했던가?

지금 대구는 외투를 벗기는 정도가 아니라 팬티까지 다 벗길 셈이다.

온 몸이 땀에 정복되기 전에 카페를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물에 젖은 생쥐꼴이 아닌 땀에 쩔은 오징어가 될 것만 같다.

다행히도 근처에 한옥카페가 있다고 한다.

나는 전설이다 영화에 나오는 좀비처럼 태양을 피해 카페 안으로 숨어들어간다.

아무리 더워도 이렇게 이쁜 한옥카페를 안찍고 들어갈 수는 없지. 

마지막 힘을 짜내어 사진을 찍는다 찰칵!


카페안은 재난 대피소 마냥 더위를 피해 몰려든 손님들로 북적인다. 자리를 잡기위해 한바퀴 슥 둘러본다. 1층은 이미 만석, 좁은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간다. 2층은 1층보다는 덜 시원 하긴하지만 넓은 자리가 하나 비어 있다.

2층에 자리를 잡고 주문을 한다. 난 사과봉봉, 배가 고픈 여자친구는 수박주스와 클럽 샌드위치를 주문한다. 잠시 후 치맥축제에 가야하지만 배고픔을 견디긴 힘든가보다.

진동벨이 울린다. 딩딩~ 사과봉봉은 어떤 맛일까? 설레는 마음으로 음식을 받으러 간다.

클럽 샌드위치는 없고 음료만 2잔이 있다.


혹시 주문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은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친절하게도 클럽샌드위치는 잠시후 자리로 가져다 주신다고 한다.

사과봉봉은 사과와 갈린 청포도가 들어가 있다. 젖먹던 힘까지 힘껏 빨대를 빨아 당기면 청포도 껍질이 후두두 빨려들어온다. 식감이 별로 좋지않다. 실망쓰~

수박주스를 한입 마셔본다. 달달한 수박이 설탕을 넣은 것처럼 달달하다. 실제 설탕을 넣었는지는 알 수없다. 데코레이션으로 꼽혀 있는 삼각형 수박을 베어 먹어도 달달한 것이 마음에 속든다. 음료를 조금씩 마시며 옆에 있는 커다란 창으로 밖을 내려다 본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없다. 가끔 지나가는 사람들은 모두 짜증스러운 표정을 하며 걷고 있다. 후.... 이 더위에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고 있는 것은 정말 다행이라 생각이 든다.

잠시 후 샌드위치가 도착한다. 

샌드위치를 안먹겠다고 말했지만 한입 맛보고 싶어지는 비쥬얼이다. 먼저 풀떼기? 샐러드?를 찍어 먹는다. 냠냠냠 쿰척쿰척 음...새콤새콤한 드레싱이 굉장히 마음에 든다. 이 드레싱이 입맛을 자극한 것일까? 갑자기 식욕이 왕성해 진다. 삼분의 일만 먹으려던 계획이 변경되어 반을 먹는다. 두툼한 빵과 토마토 후라이를 한입에 쏙 집고 넣고 우물우물 씹으면 마치 뉴요커가 된 듯하다. 나만 그런가?....

한옥에서 뉴욕을 느낄 수 있다니 이 얼마나 언밸러스하면서도 퓨전적인가? 도심 속의 한옥카페, 대프리카에 왔다면 한번쯤은 들려보시길 바랍니다.

그럼 이만 글을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후 더워.. 모두 더위 조심 하세요. 정 안되면 슈퍼가서 더위사냥이라도 하나드세요. 아재개그 죄송합니다.


오늘은 합천 해인사에서 템플스테이 하는 날!


하필이면 템플스테이 하는 날 태풍이 오다니..ㅠㅠ 

북상하는 태풍 쁘라삐룬이 몰고온 비바람을 뚫고 합천으로 향한다.


타 지역까지 왔으니 아무거나 먹고 갈 수는 없는 법이다.


합천 맛집을 검색 해 보던 중 해인사 앞에 위치한 삼성식당이 눈에 들어온다.

삼성식당은 맛으로도 유명하지만 김종국 삼촌이 운영하는 식당으로도 유명하다.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한다. 다다닥.

 구불구불 산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니 삼성식당이 나온다.


앞으로는 시냇물이 흐르고 뒤쪽은 높은 산이 있다. 나름대로 배산임수.


 


 김종국 삼촌이 운영하는 식당 답게 식당 밖에 김종국 사진이 떡 하니 걸려 있다.

깊은 산속에 위치한 식당 답게 산채 한정식과 산채 비빔밥을 주 메뉴로 하는 듯 하다.



 식당 안도 밖도 김종국 사진, 사장님께서 조카를 엄청 자랑스러워 하시는게 느껴진다.




 태풍이 오는데 굳이 산속까지 밥을 먹으러 올 손님들은 많지 않다. 나 역시도 템플스테이가 아니라면 오지 않았겠지? 음.. 손님이 없어서 인지 식당이 더 넓어 보인다.


창가 쪽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식당 앞에 흐르는 개울에 물이 불어나 성난 흙탕물이 콸콸콸 흐르고 있다.




메뉴판을 본다. 산채 비빔밥과 더덕구이를 주문한다. 



밑반찬이 먼저 나온다. 식물뿌리 장아찌, 목이버섯, 매실 장아찌, 버섯꼭지 장아찌, 깍두기, 시금치 깔끔한 6찬이 나온다. 딱봐도 몸에 좋은 웰빙 식단이다. 애벌레 처럼 생긴 식물뿌리 장아찌 맛이 궁금해 가장 먼저 베어 문다. 아삭아삭 무와 비슷한 식감이다. 맛 또한 무랑 같다. 매실 장아찌도 한입 먹어본다. 평소 소화가 잘 되지 않아 고생중이라 매실을 열심히 먹는다. 아삭아삭아삭. 새콤새콤한 맛이 입맛을 돋군다.


더덕구이가 먼저 나온다. 만원에 이렇게 많은 양이 나오다니 혜자다. 큰 오이 2개가 데코레이션으로 나온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크게 자를 수 있지? 라는 의문이 생길 정도로 크다.


깊은 산속에서 먹는 더덕구이라서 그런지 산지에서 바로 캐먹는 듯한 착각을 할 수 있다. 착각은 자유다.

건강한 착각은 나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준다.


 고사리, 버섯, 시금치, 계란지단, 숙주나물 등 약 10가지 나물과 함께 비벼먹는 비빔밥은 된장찌개도 함께 나온다. 나물 하나하나가 정성이 들어가 있고 그 정성이 모여 만들어진 비빔밥은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다.


된장찌개는 매운 고추가 들어가 있어 칼칼하다. 평소 국물을 자주 먹는 나는 항상 찌개가 부족한데 삼성식당은 찌개가 리필이 된다. 무슨 패스트 푸드 코카콜라도 아니고 된장찌개가 리필이 된다니 개이득이 부분 맞죠?

 남은 더덕구이를 맨입으로 먹기는 아쉬워 동동주 반되를 주문해 동동주와 함께 먹었다. 깊은 산속에서 마시는 동동주란 캬~ 말로 표현안해도 알쥬?


해인사에 오실 분들은 삼성식당에서 건강한 식사한끼 하시길 추천 드립니다.



 한 달전 쯤이었나? 친구들과 함께 목욕을 한 후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미미루에 방문했다. 저녁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재료가 다 떨어졌다는 이유로 식사를 할 수 없었다. 아직 손님들이 많을 시간인데 재료가 다 떨어지다니.. 음식을 맛보진 않았지만 이 집은 맛집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와보리라...




오늘 드이어 미미루를 추천해준 친구와 함께 다시 식당에 방문한다. 다행히도 웨이팅이 없어 바로 입장한다. 야외에 비치되어 있는 메뉴판과 대기번호 받으시고 기다려주세요~ 라는 멘트가 많은 손님들이 줄서서 먹는다는걸 말해주고 있다.

식당안으로 입장한다.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을 손님들이 가득 메우고 있다. 손님들이 먹고 있는 메뉴를 스캔하다보니 태어나서 처음보는 음식이 눈에 띈다. 라면땅에 카스테라가 올라라 있는비주얼, 멘보샤라는 메뉴로 하루 5개만 한정적으로 판매한다고 한다. 독특해 보이지만 그렇게 맛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가격 또한 저렴하지 않다. ㅠㅠ

빈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본다. 볶음밥맛집으로 알려진 곳이라 볶음밥을 먹고 싶지만 어제밤 마신 술 때문에 해장국이 필요하다. 속을 달래기 위해 국물있는 음식을 찾다 가장 무난한 짬뽕을 주문한다. 메뉴판에 사진이 없어 아쉽지만 짬뽕을 먹을 나에게 솔직히 사진따위는 필요하지 않다. 친구는 볶음밥을 주문한다.

반찬으로는 버섯무침? 맞나? 어쨌든 사진 왼쪽에 보이는 것과 단무지가 나온다.




메인음식인 짬뽕과 볶음밥이 나온다.

모두다 예쁘게 익은 계란 후라이가 올려져 나왔다. 갓종원이 기름 대신 물을 사용해 후라이 만드는 것을 본적이 있는데 그 방법을 이용한 후라이 같이 흰자가 탄 부분 없이 뽀얗다. 짬뽕을 맛본다. 속이 좋지 않은 관계로 짬뽕국물을 먼저 떠 먹는다. 빨간 국물이 자극 스럽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맵거나 짜지 않다. 색으로 표현하자면 빨간맛이 아니라 흰색같은 맛이다. 전혀자극적이지 않고 육수를 마시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의 진국이다. 짬뽕속에는 해산물과 각종 채소들이 들어가 있다. 쫄깃쫄깃한 한치를 한입에 쏙 넣어먹는다. 짬뽕에는 오징어보다 한치가 더 낫다는 걸 알게 되었다. 짬뽕을 먹다보니 테이블 옆에 놓인 고춧가루가 눈에 들어온다. 조금 전만해도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싶었지만 평소 음식을 먹을때 본연의 맛보다 소스맛을 즐기는 편이라 그런지 고춧가루를 한 숟갈 떠넣는다.



친구가 주문한 볶음밥도 맛본다. 밥이 고슬고슬하니 수분기가 하나도 없다. 이름처럼 딱 볶음밥의 밥이다. 위에 계란후라이가 있지만 밥 자체속에도 계란 스크럼블이 들어가있어 부드러운 식감을 더해준다. 짜장소스와 함께 먹으면 짜장밥을 맛 볼수도 있다. 볶을밥을 담은 예쁜 그릇이 맛을 한층 더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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