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서울 사는 친구가 퇴근하자마자 ktx를 타고 부산에 왔다. 부산에 내려온 기념으로 4명의 친구들과 동래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

 참을성이 없는 친구들인지 밥을 먹기로 하고 만났는데 모두 밥을 먹은 상태였고, 배가 불러 있었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였다. 배가 고프지 않은 관계로 밥집 대신 술집을 찾아 동래 골목길을 서성였다. 평소 기다리는 손님이 많지만 오늘은 웨이팅이 없는 식당이 눈에 띄었다. 가련한 부엌이란 식당이다. 



가련한 부엌 방문기

가련한 부엌? 가련하다는 단어가 생소해 사전을 검색해본다.


가련하다 = [형용사] 가엾고 불쌍하다.


가엾고 불쌍한 부엌? 식당 주인이 식당 이름을 생각하며 검색 한번 해보지 않았을 리 없다.

왜 이렇게 이름을 지은 것일까? 의문을 품은 채로 포스팅을 시작해보겠다.

글을 읽다 보면 금방 의문이 풀리게 될 것이다.





▲가련한 부엌 입구

 일반 가정집을 개조해서 만든 식당이다. 세련된 느낌보다는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느낌이 드는 외부 인테리어다. 기다리는 손님들을 위해 야외에도 메뉴판이 있다. 주관적인 의견이지만 야외에 메뉴판이 있는 식당은 맛집일 확률이 높다. 

 처음 가보는 식당이라 혹시나 메뉴가 마음에 들지 않을까 메뉴판을 꼼꼼히 살펴보는 친구들의 모습이 보인다.



  ▲가련한 부엌 입구

 일반적인 투명한 유리문이 아니다. 마치 외국 영화에 나오는 대형 도서관 문 같은 이 문은 내부가 보이지 않아 식당을 더욱 궁금하게 만들며 문을 여는 순간 새로운 곳으로 입장하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는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과연 식당 내부는 어떻게 되어 있을지 문을 열고 함께 들어가 보도록 하자. 문을 열기 전 잠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가련한 부엌] 식당 이름에 대한 의문점을 해결해주는 글이 있다.


  ▲가련한 부엌 입구

 가련한 식당 : 가엽고 불쌍한 식당이 아니라

 (청순)가련한 식당 : 깨끗하고 순수하며 동정이 가도록 애틋한 식당 이었다.

 앞에 2글자가 빠짐으로 완전 다른 뜻이 되어 버렸다. 사장님의 사업 전략이었을까?

 4글자중 앞 2글자가 빠지면 완전 다른 뜻이 되는 단어를 생각 해본다.


자! 식당 입구로 들어가 보자


▲내부 1층

 식당 안은 손님들로 붐볐다. 식당 밖과 마찬가지로 현대식으로 세련된 느낌보다는 따뜻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을 받았다. bar처럼 된 곳? 같은 곳을 바라보며 먹는 곳과 일반 테이블로 된 곳이 모두 있다.



▲회오리계단

 회오리 계단을 올라가면 2층도 있다. 화장실은 2층에 있지만 화장실에 가지 않았고 식사도 1층에서 했기 때문에 2층 사진은 없다. 블로거로서 2층사진을 찍지 않은 무책임한 행동을 반성하며 남은 글을 쓰도록 하겠다.



 ▲아기자기한 소품

 식당 곳곳은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꾸며져있다. 엔틱한 가구에 조그맣고 앙증맞은 물건들이 들어가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낸다. "우리가 장사를 한다면 이렇게 인테리어 할 수 있을까?"라며 친구들과 이야기해 본다. 결과는 "아니오" 다. 

 돈으로 한 인테리어가 아닌 주인의 감각과 노력으로 한 인테리어임이 틀림없다. 틀림은 없지만 내 손모가지를 걸라고 한다면 걸지는 못한다. 주인의 친구가 해줬을 수도 있고, 인테리어 전문가를 고용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메뉴판

 메뉴판을 펼쳐 주문을 해본다. 메뉴판도 주인분의 정성과 노력이 느껴지는 디자인이다.


고기짬뽕 ( 15,000원 )

까르보나라 순살치킨 ( 14,000원 )

숯불갈비 벤또 ( 9,000원 )

하우스 막걸리 ( 5,500원 ) 4가지 메뉴를 주문한다.


▲식당의 컨셉

 컨셉은 알아서들 지켜 주시길^^



▲물잔

 유리컵이 앙증맞고 귀여워 포스팅을 하기위해 사진을 찍어본다. 눈치없는 친구의 아이폰이 함께 찍혔다. 사진을 찍기 전 저 아이폰을 몇번이나 치웠는데 이렇게 함께 찍힌 사진이 있다니...



▲물 따른 유리잔

 유리잔 사진이 실물보다 안 나와 물을 채워 넣고 다시 찍어본다. 물을 채우면 예뻐질 줄 알았지만 물을 채운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학창시절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여자친구가 생기지 않은 이유를 알 게 되었다.



▲기본 상차림

 물잔을 찍는 동안 기본상차림이 나온다. 오이, 오뎅, 완두콩, 우엉줄기 4가지 반찬이다. 특별히 맛있거나, 색다른 맛은 없다. 그냥 메인 음식이 나오는 동안 시간을 버티게 해 줄 친구들이다. 오른쪽은 고기 짬뽕에 쓰일 화로? 다.


▲젓가락

 쇠젓가락을 쓰지 않고 가정집 느낌을 주는 알록달록 귀여운 나무젓가락이 사용된다. 강박증이 있는 분들은 이 젓가락을 떨어트리는 순간 재앙이 시작되니 바닥에 떨어지지 않게 조심하길 바란다. 혹시나 젓가락 1개를 떨어트렸는데 종업원이 다른 색 젓가락을 준다면 짝짝이로 밥을 먹어야 한다. 얼마나 신경 쓰이겠는가? 미리 종원업께 색깔과 함께 젓가락을 요구하길 바란다. 안타깝게도 동그란 디자인이라 굴러 떨어지기 딱 좋다.





▲하우스 막걸리와 송화가루

 가장 먼저 도착한 음식은 하우스 막걸리이다. 조명 때문인지 원래 그런 것인지 막걸리가 뽀얀 우유처럼 흰색 빛을 띄었다. 막걸리와 함께 어떤 가루가 나왔다. 송화가루라고 하는 것인데 막걸리에 조금씩 넣어 먹으면 된다고 했다.



▲하우스 막걸리와 송화가루

 와인잔 비슷한 분위기 있는 막걸리잔에 막걸리를 부어 마신다. 송화가루를 막걸리에 넣어 마셔본다.

술에 가루를 타 먹으니 마치 탑스타(TOP, GD 등)가 된 느낌이다. 가루를 넣기 전, 후 맛을 비교해 적고 싶지만 친구들과 나의 입맛은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입맛이 둔한 것인지, 실제로 별차이가 없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냥 탑스타가 된 느낌으로 만족한다. 뱅뱅뱅~ 빵야빵야 빵야


▲숯불갈비 벤또 (9,000원)

 다음으로 나온 메뉴는 숯불갈비 벤또다. 철로된 사각형 옛날 도시락과는 다르게 비쥬얼이 어마어마하다. 내용물은 갈비, 계란, 새우튀김, 김말이 튀김, 오뎅, 포테이토 등으로 아주 다양하다. 친구들이 뺏어 먹기 딱 좋은 도시락이다.


▲까르보나라 순살치킨 (14,000원)

 다음으로 등장한 음식은 까르보나라 순살치킨, 가장 많이 남은 음식, 소스에서 아무맛도 나지 않아 간장 에 찍어 먹는다. 얼마 전 [도쿄 그집]에서 먹은 단호박 크림 파스타는 소스가 맛있어 양념까지 다 긁어 먹었었는데, 가련한 부엌의 까르보나라 소스는 그렇지 못했다.


▲고기 짬뽕 (15,000원)

 마지막으로 등장한 음식은 고기 짬뽕이다. 극찬할 정도는 아니지만나름대로 맛있는 짱뽕이다. 아래에 불이 있어 마지막까지 따뜻하게 먹을 수 있다. 각종 해산물과 고기가 들어 가있어 한끼 식사로도 훌륭하며 안주로도 적격이다.


▲한자 책

 식사를 하며 배를 채웠고, 식사를 마친 후 한자책을 읽으며 마음의 양식도 쌓는다. 마음의 양식의 쌓다보면 삶의 이치를 깨달을 수 있다.

삶의 이치는 바로 "공짜는 없다" 이다.


▲빌지

 이 한자책은 빌지 였다. 한자책 사이에 꼽힌 영수증을 뽑아서 계산하면 된다. 빌지마저 톡톡튀는 개성이 느껴진다. 주인장의 아이디어의 끝은 어디일까?


▲드론샷

 마지막으로 드론촬영 사진을 남기며 포스팅을 마무리 하겠다.



식당 : 가련한 부엌 (청순가련한 부엌)

영업시간 : 05:00~01:30

주소 : 부산 동래구 명륜로 129번가길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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